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어느새
사랑이 어떻게 오는지
나는 잊었다
노동과 휴식을 바느질하듯 촘촘히 이어붙인 24시간을
내게 남겨진 하루하루를 건조한 직설법으로 살며
꿈꾸는 자의 은유를 사치라 여겼다
고목에 매달린 늙은 매미의 마지막 울음도
생활에 바쁜 귀는 쓸어담지 못했다 여름이 가도록
무심코 눈에 밟힌 신록이 얼마나 청청한지,
눈을 뜨고도 나는 보지 못했다.
유리병 안에서 허망하게 시드는 꽃들을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의식주에 충실한 짐승으로
노래를 지우고 낭만을 지우고
심심한 밤에도 일기를 쓰지 않았다
어느날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나
비스듬히 쳐다볼 때까지
사랑이 어떻게 오는지
나는 잊었다
노동과 휴식을 바느질하듯 촘촘히 이어붙인 24시간을
내게 남겨진 하루하루를 건조한 직설법으로 살며
꿈꾸는 자의 은유를 사치라 여겼다
고목에 매달린 늙은 매미의 마지막 울음도
생활에 바쁜 귀는 쓸어담지 못했다 여름이 가도록
무심코 눈에 밟힌 신록이 얼마나 청청한지,
눈을 뜨고도 나는 보지 못했다.
유리병 안에서 허망하게 시드는 꽃들을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의식주에 충실한 짐승으로
노래를 지우고 낭만을 지우고
심심한 밤에도 일기를 쓰지 않았다
어느날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나
비스듬히 쳐다볼 때까지
들국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뭐헌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안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뭔 헛짓이다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굴같이 걸리면 뭐헌다요.
마른 지푸라기 같은 내 마음에
허연 서리만 끼어가고
저 달 금방 져불면
세상 길 다 막혀 막막한 어둠 천지일 턴디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
이 가을 다 가도록
서리밭에 하얀 들국으로 피어 있으면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뭐헌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안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뭔 헛짓이다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굴같이 걸리면 뭐헌다요.
마른 지푸라기 같은 내 마음에
허연 서리만 끼어가고
저 달 금방 져불면
세상 길 다 막혀 막막한 어둠 천지일 턴디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
이 가을 다 가도록
서리밭에 하얀 들국으로 피어 있으면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최근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