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확실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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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




풍경달다

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어느새

사랑이 어떻게 오는지
나는 잊었다

노동과 휴식을 바느질하듯 촘촘히 이어붙인 24시간을
내게 남겨진 하루하루를 건조한 직설법으로 살며
꿈꾸는 자의 은유를 사치라 여겼다
고목에 매달린 늙은 매미의 마지막 울음도 
생활에 바쁜 귀는 쓸어담지 못했다 여름이 가도록
무심코 눈에 밟힌 신록이 얼마나 청청한지,
눈을 뜨고도 나는 보지 못했다.
유리병 안에서 허망하게 시드는 꽃들을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의식주에 충실한 짐승으로
노래를 지우고 낭만을 지우고
심심한 밤에도 일기를 쓰지 않았다

어느날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나
비스듬히 쳐다볼 때까지







들국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뭐헌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안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뭔 헛짓이다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굴같이 걸리면 뭐헌다요.
마른 지푸라기 같은 내 마음에
허연 서리만 끼어가고
저 달 금방 져불면
세상 길 다 막혀 막막한 어둠 천지일 턴디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
이 가을 다 가도록
서리밭에 하얀 들국으로 피어 있으면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Angel Eyes

Have you ever had the feeling이런 기분 든 적 있나요That the world's gone and left you behind?세상 다 사라지고 당신만 남겨진듯한 기분Have you ever had the feeling이런 기분 든 적 있나요That you're that close to losing your mind?완전히 미쳐버... » 내용보기

젠장, 이런 식으로 꽃을 사나

. 이진명우이동 삼각산 도선사 입구 귀퉁이뻘건 플라스틱 동이에 몇다발 꽃을 놓고 파는 데가 있다산 오르려고 배낭에 도시락까지 싸오긴 했지만오늘은 산도 싫다예닐곱 시간씩 잘도 걷는 나지만종점에서 예까지 삼십분을 걸어왔으니오늘 운동은 됐다 그만두자산이라고 언제나 산인 것도 아니지젠장 오늘은 산도 싫구나산이 날 좋아한 것도 아니니도선사나 한바쿼 돌고 그냥 내... » 내용보기

사랑은

스며드는 거라잖아.나무뿌리로, 잎사귀로, 그리하여 기진맥진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마른 입맞춤.그게 아니면속으로만 꽃 피는 무화과처럼당신 몸속으로 오래도록 저물어가는 일.그것도 아니면꽃잎 위에 새겨진 무늬를 따라 꽃잎의 아랫입술을 열고 온몸을 부드럽게 집어넣는 일. 그리하여 당신 가슴이 안쪽으로부터 데워지길 기다려 당신의 푸르렀던 한 생애를 낱낱이 기억하... » 내용보기

아무 말도 않으리라

흰 풀죽 쑤어 천지에 처바르면 이 괴로움 다할까 내가 내 생을 사랑할 수 없으니 척추 없는 슬픔일랑 예서 놀지 마라 초록 물결 찰랑이는 사량 근해, 햇빛은 머리맡에 손바닥 포개고 아주 잠들었는데 난 아무 말도 않으리라 사탕 입에 문 아이처... »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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